중국의 새로운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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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의 지도부가 젊고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로 대폭 물갈이됐다. 지금까지 노동자·농민을 대변해 온 중국 공산당도 민간 기업가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계급정당이 아닌 '국민정당'으로 탈바꿈했다.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에 이은 '혁명 제4세대'후진타오(胡錦濤)체제의 등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젊고 유능한 기술관료들로 개혁·개방과 사회적 시장경제를 착실히 다져 중국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적 쇄신으로 관리들의 부패를 차단시키고 사회적 시장경제체제에 맞게 공산당의 임무와 역할도 재조정했다. 특히 공산당이 선진적 사회생산력(민간기업인)과 선진적 문화발전(지식인), 그리고 가장 광범한 인민의 근본적 이익(노동자·농민) 3개를 대표해야 한다는 장쩌민의 '3개의 대표'를 새 지도이념으로 당 규약에 포함시킨 것은 획기적이다.

이것이 앞으로 당 내외의 민주화를 얼마나 촉진시키고 사회주의 정치체제와 시장경제체제 간의 갈등을 봉합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볼 과제다. 아직도 장쩌민의 향후 거취가 안개 속이고, 후진타오의 개혁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네배로 끌어올린다는 중국의 야심찬 전략은 기술관료 집단의 대거 등장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우리에게 이미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의 경제파트너며 한반도 안정에는 더없이 긴요한 존재다. 양국 간 교역 및 인적 교류가 급속히 늘면서 외교·통상 마찰과 갈등 또한 빈발해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양국 간 성숙한 동반자 관계의 확대·심화를 위해 중국 새 지도부와의 신뢰 구축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마침 후진타오가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는 내년 3월 한국도 새 정부가 출범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최소한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중국과의 윈윈전략을 마련하고 중국 전문가 양성 등 대응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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