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소영 기자의 미국생생교육] 중국계 공학 전공자는 갈수록 많아지는데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고교 수석졸업자도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률이 높은 버클리 캠퍼스의 경우 전체 학생수는 3만5000여 명이다. 이 중 백인이 1만2000명, 중국계 학생은 그 절반 정도인 60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공학 전공자들을 인종별로 분류하면 전체 백인의 10%에 불과한 1270명이 공학 전공자인데 반해 중국계는 5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1170명이 공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버클리와 전국 최고 주립대 자리를 두고 겨루는 UCLA에서 중국계 학생 수는 백인(1만4000명)의 38%에 해당하는 5402명이다. 그러나 공학 전공자에서는 오히려 중국계(1015명)가 백인 학생수(1007명)보다 많았다.

보잉사에 근무하는 한 한인 연구원은 최근 수년 새 중국계 여성 엔지니어들의 영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UC계열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의 전공 현황은 중국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인기 있는 전공순으로 볼 때 공학은 생물학, 사회학, 비즈니스학에 이어 넷째였다. 특히 순수미술·공연예술 전공 한인 학생 비율이 백인 학생 비율에 못지않다는 점도 이채롭다.

한때 공학은 영어능력에 관계없는 소수계의 학문이라던 때도 있었다. 이 점에서 한인 학생들이 백인 학생들과 비슷한 성향으로 인문학 진출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물론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인과 중국계, 인도계 학생들은 다른 인종에 비해 분석력이 뛰어나 공학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학계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한인 학생들이 미래가 보장된 자리를 중국계 학생들에게 거저 내주는 것 같은 씁쓸한 기분을 떨치기 어렵다.

미주 중앙일보 교육전문기자

글=김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