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 하면 돈벼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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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팀의 선수들은 어느 정도의 보너스를 받게 될까.

삼성과 LG 가운데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지난해 우승팀 두산이 내놓았던 금액을 훨씬 능가하는 돈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두산은 우승 보험금 8억원, 포스트시즌 배당금 4억7천만원, 보너스 2억원 등 15억원의 역대 프로야구 최고액을 선수단에 지급했다.

우승 보너스와 관련, 삼성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부자구단' 삼성은 올시즌 별도의 메리트제를 시행하지 않았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프로야구계의 질서를 바로잡자는 구단 사장단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기도 하고, 잦은 '당근 정책'이 선수단의 정신력을 흐트려 놓는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은 정규시즌 1위에 오르자 곧바로 5억원을 화끈하게 풀고 한국시리즈에서의 선전을 당부했지만 결과는 패배로 나타났다.

지난달 17일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신필렬 삼성사장은 "시즌 때도 별도의 메리트를 지급하지 않았지만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다들 목표가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삼성이 20년간 한번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이 실현되기만 하면 보너스 따위가 문제냐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삼성이 준비했던 우승 보너스가 약 3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올해는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 역시 '최고의 대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올초 팀 성적을 중위권으로 예상해 우승보험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통과하자 서둘러 논공행상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간 자존심 대결 양상까지 겹쳐 LG의 돈보따리 역시 파격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구단행사에서 구본무 구단주는 "우승하면 백지수표를 풀겠다. 최우수선수(MVP)에게는 수천만원 상당의 최고급 롤렉스 시계를 주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LG 선수들은 이 말이 지금도 유효한지 궁금해하고 있다.

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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