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연말 세일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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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12월 정기 바겐세일을 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4일 "바겐세일이 너무 잦다는 여론에 따라 연말 정기세일을 폐지하는 방안을 백화점 마다 검토해왔다"며 "12월 세일이 다음해 1월 세일과 곧장 연결되다 보니 세일 효과가 떨어지고 수익에도 큰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 일단 올해부터 연말 세일을 실시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결과를 지켜보고 내년 이후의 바겐세일 일정을 잡을 예정이지만 백화점들이 연말 세일을 아예 폐지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 12월 정기 바겐세일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여파로 여름에 세일기간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백화점들이 남은 기간을 12월로 돌리면서 시작됐다. 이듬해부터 '송년맞이' 등으로 세일기간을 늘리면서 연말 세일이 관행화된 것이다.

연말 세일이 사라지면 백화점 세일은 한해에 1·4·7·10월 등 네 차례만 하게 된다. 백화점들이 자체적으로 세일기간 단축에 나선 데는 최근의 소비경기 둔화가 큰 몫을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은품을 주고 경품을 주는 데 들어가는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세일 기간에는 고객이 평소의 1.5배 정도 백화점을 찾아와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며 "월드컵 이후 시작된 소비둔화 현상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이 앞장서서 정기 바겐세일을 하지 않더라도 브랜드별로 세일행사를 계속하고 명품 브랜드들도 정리세일 등을 하기 때문에 할인판매는 예년과 같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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