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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 닭고기 공장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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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개성공단 내에 대규모 양계장을 만들어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 합작으로 중국과 일본 시장을 뚫어보자는 의견을 나눴습니다".

28일 북한 경제시찰단과 만난 ㈜마니커 한형석(53·사진) 사장은 북측이 마니커의 대규모 닭고기 사육·생산 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1985년 대연식품으로 출발해 96년 대상의 마니커를 인수하면서 국내 주요 닭고기업체로 떠오른 이 회사는 하루 15만마리의 생닭과 육가공품을 생산한다.

최근 해표 푸드서비스의 용인 공장을 인수, 한해 7천t의 육가공품 생산능력을 더했다. 지난 21일엔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옮겨 상장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1천1백여억원으로 오는 2005년까지 3천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사장의 포부는 국내 닭고기 시장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 닭고기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해 일본 신선육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는 일본 도에이(東亞)사와 닭고기 가공식품인 'DHA치킨'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치킨은 일반 신선육보다 세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닭고기.

마니커는 이를 계기로 일본 닭고기 시장의 16%를 차지하는 고급육인 지도리(地鷄)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한사장은 이번에 방한한 북측 시찰단을 통해 북측도 남한과의 닭고기 합작 생산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돼지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닭고기는 1.9㎏의 사료만으로 생산이 가능하며 축산폐수가 적어 축산업 중 북한과의 합작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마니커의 동두천 공장이 북한의 개성공단과 한시간 거리에 있어 상호 교류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한사장은 또 "북한의 노동력과 우리의 기술력이 합쳐지면 국내뿐 아니라 인접국가의 닭고기 시장 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북한과 합작을 해 중국·일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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