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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의 기술] 숨쉬는 습관만 잘 들여도 웬만한 병 걱정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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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무기력증 계속되면 호흡 패턴 점검을

[일러스트=강일구]

호흡을 잘못하면 잔병이 많다? 맞는 말이다. 누구나 하는 호흡인데 왜 어떤 사람은 질병으로 이어질까. 이른바 호흡 패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참여했던 기자가 호흡 패턴을 알기 위해 코밑에 온도 변화를 측정하는 센서(다중인체측정기)를 붙이고 10분간 숨을 쉬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숨이 얕은 흉식호흡을 할 뿐 아니라 들이마시는 힘이 약해 여러 번에 걸쳐 호흡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몸이 아프다고 하더니 역시 호흡에 문제가 있다”며 그래프를 분석했다. 평소 흉통이 잦고, 어깨와 목 근육이 뻣뻣하게 뭉쳐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이 호흡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숨을 많이 쉬는 기자의 호흡습관도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한 반작용이었다.

박 교수는 “심각한 질환이 없는데도 두통이나 가슴 답답함, 전신무력증, 졸음, 잦은 하품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호흡패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명체는 몸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들숨)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날숨)해 생명을 유지한다. 따라서 숨을 충분히 들이마시고 내뱉어야 건강을 유지한다. 산소교환장치인 폐포(허파꽈리)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는 깊은 호흡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들숨보다 날숨이다. 숨을 충분히 내뱉어야 폐포 내의 이산화탄소가 모두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공기가 채워진다. 산소가 몸에 충만하니 혈관계·림프계가 좋아진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가스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몸에 노폐물이 쌓이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감기와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긴다”고 말했다.

폐에는 근육이 없다. 폐를 부풀리는 것은 늑간근이란 가슴 근육과 횡격막이라는 흉강과 복강 사이의 막이다. 숨을 마시면 늑간근이 수축하면서 늑골을 위쪽으로 올리고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 흉곽이 확장된다. 숨을 뱉을 때는 반대로 늑간근이 내려가고 횡격막이 올라가 흉곽이 수축된다. 이때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 깊이 내쉬어야 늑간근과 횡격막이 충분히 확장됐다가 수축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이승현 교수는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숨을 짧게 마시고 짧게 내쉬며, 조금만 움직여도 헐떡거린다”고 말했다. 성인은 1분에 15~20회 호흡한다. 1회 호흡으로 400~500mL의 공기를 마셨다가 뱉으며 이 중 4% 정도의 산소만 체내 흡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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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성징 이후 여성은 흉식호흡으로 변해

이 교수는 “여성은 특히 2차 성징이 발현되고 생리를 시작해 목소리가 바뀌면서 흉식호흡을 한다”며 “여성이 가슴의 답답함을 더 많이 호소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호흡습관을 바꾸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우울증·갱년기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바른 호흡은 바른 자세에서 나온다. 허리를 곧게 편 열중쉬어 자세에서 손을 허리 위로 올리면 가슴이 넓게 펴진다. 이 상태에서 코로 숨을 크게 4~5초간 천천히 마시고, 1~2초간 숨을 멈췄다가 다시 4~5초에 걸쳐 천천히 내쉰다. 몸에 산소를 받아들이고, 노폐물을 내보낼 여유를 갖는 것이다. 이를 15~20분간 반복한다.

글=이주연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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