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核전문가 99년 망명 요청 정부 우물쭈물 하던 중 미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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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의원은 28일 국회 예결위 질의에서 "1999년 4월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 은거하고 있던 북한 원자력연구소 부소장 직함의 인민무력성 대좌로 알려진 박옥경(朴玉京)이란 사람이 우리나라와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준(李俊)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다. 李의원은 "이 같은 망명 요청에 국정원과 미국 CIA가 나섰는데 국정원은 남북 정상회담 실패를 두려워해 방관하는 사이에 미국이 접근했다고 하는데 이 같은 사실을 국방장관은 알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李의원에 따르면 "70년대 이후 미국의 핵기술이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문제를 조사한 미국 의회 특별위원회의 일명 '콕스 보고서'에 따르면 박옥경은 중국이 빼돌린 기술을 북한에 전달하는 창구"였다는 것. 현재 박옥경은 미국 CIA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며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李의원은 "그렇다면 이미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는 박옥경을 통해 북한 핵개발의 상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李장관은 "그런 얘기를 추적했는데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박옥경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베이징(北京)대표를 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망명설이 돌았던 99년 미국 국무부는 확인을 요구하는 언론의 질문에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노 코멘트"라고만 답변한 바 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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