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knowledge is a dangerous thing.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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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29면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동포 이승헌씨가 천안함은 어뢰 공격 같은 외부 폭발에 의해 두 동강 나고 침몰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글을 국제과학잡지 Nature에 기고하고 또 일본까지 가서 외국 기자들을 모아 놓고 똑같은 주장을 한 사실은 이미 보도된 바 있다. 이 교수 주장의 핵심 중 하나는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이 북한제라고 주장하는 어뢰의 부품에 적힌 ‘1번’이란 글자가 폭발의 고열을 견디고 남아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므로 어뢰 폭발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조화유의 English Lessons from Washington <121>

그런데 이 교수의 이런 주장을 반박하는 글들이 Nature지 인터넷판에 많이 올라왔다. David Patterson이라는 사람은 “어뢰 폭발로 생긴 기포를 둘러싼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가열되어 1번 글자를 지우려면 천문학적인 양의 에너지가 유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교수는 모르는가?”라고 반박했다. 한국과학기술대학교(KAIST) 송태호 교수도 “어뢰가 폭발하더라도 글자가 쓰인 어뢰추진체 철판 뒷면의 온도는 단 0.1도도 올라가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1번 글자가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에 정착한 폭약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반박을 한 바 있다.

이런 이견들에 대해 이승헌 교수는 아직 아무 말이 없다. 미국 대학에서 가르치는 한국인 교수는 1000명이 넘고 그중에는 많은 과학 전공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교수가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기도 전에 천안함 문제를 다룬 유엔 안보리에 이견서를 제출하고,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 가서 외국 기자들을 모아 놓고 자기 주장을 늘어놓은 것은 아무래도 성급하고 학자답지 못한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속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조금 아는 지식을 가지고 성급하게 무슨 일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이에 해당하는 영어 속담은 A little knowledge is a dangerous thing.(얼 리를 날리지 이즈 어 데인저러스 띵) 즉, “조금 아는 것은 위험하다”이다.

A: What are you doing, honey?
B: I’m trying to fix this TV.
A: Don’t do that, please. You may get electrocuted!
A little knowledge is a dangerous thing!
A: 여보, 뭐하는 거예요?
B: 이 TV 수리하고 있어.
A: 그만둬요, 제발.
잘못하면 감전돼서 죽어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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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화유씨는 최근 『이것이 미국영어회화다』 책과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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