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돈줄 죄고 … 미 “조선무역은행 677만 달러 갚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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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 연방법원이 북한의 해외 자금줄을 죄는 판결을 내렸다. 4일(현지시간) 리처드 J 설리번 뉴욕연방지방법원 판사는 고소인인 대만 메가인터내셔널커머셜뱅크(MICB)의 주장을 받아들여 조선무역은행에 총 676만8228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MICB가 지난 5월 제소한 뒤 신속하게 이뤄졌다. 이는 미 행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은 없더라도 미국의 대북 강경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MICB는 2001년 8월 25일 조선무역은행이 차용한 500만 달러 상당의 원금과 이자 등에 대한 상환청구 소송을 올 초에 냈다. 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된 것은 양측이 당초 합의한 대출 거래가 뉴욕 계좌를 통해 이뤄지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MICB 측 변호인은 판결 이후 “외국 자산에 대한 판결집행에 경험이 있다”고 밝힘에 따라 조선무역은행의 미국 내 자산이 확인될 경우 압류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1959년 창립된 조선무역은행은 프랑스·호주·쿠웨이트·마카오·홍콩·베이징 등에 지점과 사무소를 뒀으며 북한의 외환관리와 거래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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