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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트랜드&이슈] 고령 임신부의 웰빙 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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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엄마 김미순(37.서울 동작구 사당동)씨. 지난 주 산부인과에서 임신 3개월 판정을 받았다. 늦은 결혼, 늦게 보게 된 아이라 "세상이 다 내것 같다"며 기뻐하는 그이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선다. "이 나이에 초산인데 문제는 없을까, 어떻게 하면 아기를 건강하게 낳을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여성의 평균 초산 연령은 29세. 국회 보건복지위 자료에 따르면 30세가 넘어 초산하는 여성은 2001년 6만2836명에서 2003년에는 7만3787명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김씨처럼 35세가 넘어서 첫 아이를 낳는 '고령 초산'도 1988년 3413명이던 것이 97년에는 9023명으로 2.6배나 증가했다.

▶ 의식적으로 자주 웃으면 긴장이 풀어지고 근육이 유연해져 저절로 복식호흡이 된다. 웃음 자체가 출산에 도움이 되는 하나의 호흡법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고령 임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임신 중 필요한 검사를 잘 하고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면 나이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임신부의 '자기 관리'가 관건이란 얘기다.

3년 전 39세의 나이로 첫 딸을 자연분만한 강인경(42)씨는 "고령 임신이 아니라 원숙 임신"이라며 "오히려 나이에서 오는 지혜와 여유가 임신.출산에 장점이 된다"고 말한다. 강씨는 출산 1년 전부터 요가와 명상, 식습관 개선 등을 시작해 철저한 '계획 출산'을 했다. 현재 교육기관과 병원 강좌를 통해 산모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하고 있는 그에게서 '웰빙 고령 출산'을 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 '아빠 태교'가 더 중요='태아를 위한 몸 만들기'에 나서야 하는 것은 예비 엄마만이 아니다. 조선시대 최초의 태교 전문서적인 '태교신기(胎敎新記)'에는 "스승이 10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10개월 배 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10개월 잘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바른 마음가짐(正心)을 가지느니만 못하니라"고 쓰여 있다. 강씨는 임신 계획 3개월 전부터 남편에게 술과 담배를 끊도록 했고 감기약 등 일체의 약 종류도 함께 끊었다. 대신 물을 하루 2ℓ씩 많이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업무 중간 짬이 나면 담배 피우는 동료를 따라 나갈 것이 아니라 회사 인근 공원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라고 당부했다.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남편도 스스로 몸이 변하는 걸 느끼더니 저녁마다 함께 요가를 하는 등 적극 호응해줬다고.

◆ 요가와 복식호흡=진통 30분 만에 '힘 세 번 주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 비법으로 그는 요가와 올바른 호흡을 꼽는다. 요가가 고령 임신부에게 좋은 이유는 일단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이라는 것. 또 지각적인 호흡 기법을 익히고 근육 관절의 인대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분만시 고통을 줄일 수 있다. 꼭 요가가 아니더라도 기체조 등을 통해 복식 호흡을 익히고 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강씨는 "요가가 생소하고 배울 시간도 없다면 일단 걸어라"고 조언한다. 바른 자세로 걷기야말로 요가의 기본이라는 것. 하루 30분 이상 천천히 걸으며 복부를 부풀렸다 가라앉히는 깊은 호흡을 하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 요가를 하지 않은 임신부라도 마지막 3개월 정도는 분만에 필요한 호흡법을 익혀두는 게 도움이 된다.

◆ 산모가 만드는 분만 환경=분만 방법과 환경을 병원 시스템이나 의사의 판단에만 맡기기보다 스스로 주도해 보자. 고령 임신부가 병원에서 받게 되는 첫째 압력은 "위험하니 제왕절개를 하라"는 것. 강씨는 "임신과 출산은 질병이 아니고 임신부는 환자가 아니다"라며 건강에 자신이 있고 아이를 자연적으로 낳기 원한다면 당당하게 자연분만을 요구하라고 주장한다. 이 외에도 그는 ▶수술도구가 보이지 않게 산모 주변에 커튼을 쳐라▶기계적 소음을 줄이고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틀어라▶2만럭스 밝기의 수술등은 회음부만 비추게 해 자궁에 익숙한 아기가 강한 빛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탯줄을 자르기 전, 아이를 산모 심장 위에 올려 엄마의 심장박동을 듣게 해 달라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병원 측에 주문했다. 유난스럽게 보일 수 있으나 '100% 산모가 선택한 환경'에서 출산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글=신은진 기자<nadi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자연분만을 돕는 합장.합족 자세 골반의 유연성을 기르는 자세. 복근의 힘을 기르고 규칙적인 호흡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① 누워서 양 발바닥을 마주 대고 몸 쪽으로 끌어당긴다. 두 손은 가슴 위에서 합장한다.

② 숨을 내쉬면서 합장한 손을 머리 위로 뻗어 올리며 발도 아래로 뻗어준다.

③ 손과 발을 쭉 뻗어 몸을 편다. 숨을 들이마시며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 모유수유에 좋은 합장 자세 유방선을 자극해 모유 분비를 촉진하고 가슴을 탄력 있게 만드는 자세. 출산 후에도 꾸준히 계속해보자.

①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양쪽 팔꿈치를 어깨 높이로 올리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한다.

② 숨을 강하게 내쉬면서 강하게 왼쪽으로 밀어준다. 이때 허리와 등은 쭉 편다.

③ 숨을 들이마시면서 정면으로 돌아온다. 반대로도 같은 요령으로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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