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죽음의 컬렉션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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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안창홍(49)씨는 20대 시절부터 죽음에 사로잡혀 생명의 덧없음을 그려왔다. 그가 그린 '가족 사진' 연작에서 사람들 얼굴은 검게 뚫린 눈 속에 죽음을 드리우고 나타났다. 죽음 앞에 선 '안창홍 표' 인간은 오히려 도발적이며 퇴폐적인 모습으로 이상한 생기를 뿜어낸다. 썩어문드러진 몸, 피 흘린 몸은 생명의 순환뿐 아니라 모든 억압과 금기에 대한 반항을 상징하며 삶에 대한 진한 애증을 드러냈다. 11월 10일까지 서울 안국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는 '안창홍-죽음의 컬렉션'전은 죽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무르익었음을 보여준다. 고비사막 여행길에 만난 뼈만 남은 짐승들의 모습을 그린 '고비사막 가는 길' 연작, 역사 속 사진들로 죽음의 이미지를 덧씌운 '기념촬영' 연작(사진) 등, 화가는 이제 악취 풍기는 하찮은 것들 속에서 죽음을 뒤집는 삶을 보고 있다. 02-736-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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