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에릭슨 등 스웨덴계 으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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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스웨덴계 기업이 기업윤리를 가장 잘 지키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스웨덴계 기업들은 특히 국내 법 준수와 기술이전 항목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스위스와 독일계 기업들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연세대 국제학연구단(단장 이영선 국제학대학원장)과 중앙일보 경제연구소가 외국 기업의 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Y-J지수(Yonsei-Joongang Index)' 중 하나로 지난 7월 기업 종사자와 관료·학계·시민단체·노동계 등 4백44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7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40.4%가 스웨덴 출신 기업들이 가장 윤리적이라고 꼽았다. 이번 조사는 '존경받는 외국 기업'과 '외국 제약사 평가'에 이은 세번째 Y-J지수 조사로 기업을 출신 국가별로 묶어 얼마나 윤리적으로 활동했는지를 평가했다.

◇환경보호는 스위스 기업

스웨덴계 기업인 볼보건설기계코리아와 에릭슨 등은 제조·장비업 중심으로 시설물 투자에 적극적이다. 절반이 넘는(53.1%) 전문가들이 스웨덴계 기업이 국내 법을 가장 잘 지키는 것으로 보았다. 기술이전 항목에서도 독일(33.5%)·캐나다(33.3%)와 근소한 차이로 1위(35.9%)를 차지했다.

총점에서 2위를 차지한 스위스계 기업(한국네슬레·한국노바티스 등)은 환경보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58.9%) 환경친화적 색채가 짙은 국가 이미지가 상품이나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계 기업들은 국내 법 준수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독일계 기업(BMW·도이체방크·바이엘 등)은 7개 평가항목에서 1위를 차지한 분야는 없지만 기술이전(2위)과 환경보호(3위)·근로자 보호(4위)·뇌물방지(4위)·소비자 보호(5위) 등 대부분 항목에서 2∼5위를 차지해 전체적인 평가가 좋았다. 유한킴벌리와 두산씨그램 등 캐나다계 기업은 휴가나 사원복지 제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평점으론 상위권에서 밀려난 나라의 기업도 특정 항목에서 강세를 보였다. 전체 평점이 6위인 영국계 기업과 15위권 밖인 말레이시아 기업은 정보공개 부문에선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전체 평가에서 각각 8,10위인 미국과 싱가포르가 뇌물방지 부문에서는 1위(싱가포르),2위(미국)를 기록했다. 소비자 보호 항목에서 1위인 아일랜드도 전체 평가는 15위권 밖이다.

◇금융 안정성은 미국 자본

1962년 이후 올 2월까지 국내에 자금을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2백25억달러)·일본(1백14억달러)·네덜란드(1백1억달러) 등 3개국 중 미국 자본이 금융 안정성에 가장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직접투자 총액·연간 직접투자액(2001년 기준 39억달러),투자모국(母國)계 은행 대출규모(4조4천억원) 등 금융 안정성을 측정하는 5개 항목 중 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주식투자 회전율(32%)과 97년 구제금융 참여 약정액(1백억달러) 등 두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경상이익률·순이익·사업이익률 등 다섯 분야를 측정한 산업발전 기여도에선 네덜란드 자본이 가장 많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네덜란드 자본은 경상이익률(11.4%)·순이익률(7.8%)·사업이익률(9.3%)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율은 56.9%인 일본 자본이 압도적인 1위를,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미국 자본이 6.9%로 1등을 차지했다.

이재광 경제연구소 기자

i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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