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광고 뻥튀기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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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오피스텔 투자의 수익률이 대부분 당초 업체들이 제시한 선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도심과 신도시에서 속속 입주하는 투자형 소규모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연평균 10%를 밑돌고 있다. 이는 당초 분양업체들이 제시한 수익률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목 좋은 곳의 경우 연평균 15% 이상의 수익이 나오고 매매값이 많이 올라 시세차익도 짭짤하게 챙기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 희망자들은 업체들이 제시하는 예상수익률만 믿지 말고 입지여건과 예상임대료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입주한 P오피스텔 15평형의 경우 임대료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70만원 수준이다. 투자비(세금·금융비용 포함)1억1천만원을 감안하면 연간 9%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 오피스텔을 분양한 K사는 1999년 분양 당시 "연평균 22% 수익 예상"이라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만 해도 교통여건이 좋고 희소가치도 있어 높은 수익률이 예상됐으나 지금은 공급과잉 우려때문에 임대수익성이 예상보다 훨씬 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삼성동 L오피스텔 23평형도 96년 6월 당시 분양가가 1억6천3백만원이었다. 2년 전 입주한 이 오피스텔은 현재 보증금 1천만원에 월 1백20만원의 임대시세가 형성됐다. 은행금리보다 낫지만 수익률이 10%를 넘나든다.

최근 3년 동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1만여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여전히 연간 20% 이상의 수익률을 장담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오피스텔 분양가가 2년전만 해도 평당 6백만원대였으나 이제는 평당 9백만원을 웃돌아 수익성은 예전보다 많이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일부 역세권 오피스텔의 경우 임대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매매차익도 많이 챙기고 있다. 서울 역삼동 D오피스텔의 경우 21평형이 보증금 2천만원에 월 1백20만∼1백30만원 정도의 월세를 챙긴다.

분양가 1억3천5백만원(평균)을 감안하면 연 15%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매가도 최고 2억1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시세차익이 많은 편이다. 역세권에 주거·업무수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입지 때문이라고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한다.

부동산개발업체인 피앤디 김병석 사장은 "공급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상품이 차별화되고 역세권에 있는 오피스텔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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