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검사로 '시신이송'여부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개구리 소년들에 대한 1차 유해발굴이 끝났고 경찰이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사를 벌이기로 해 사인규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첨단 과학기법이 총동원되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골과 유류품 등이 심하게 부식됐기 때문이다.

법의학팀은 유골에 대한 방사선 촬영을 거의 마쳤다. 방사선 촬영은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의한 골절·손상흔적 등을 찾기 위해 이뤄진다.

방사선 촬영필름에 대한 분석에서 뚜렷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거나 이상한 부분이 나타나면 정밀 현미경으로 유골을 다시 관찰하게 된다.

토양 및 곤충검사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검게 변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채취한 토양의 색깔·성분 등을 분석 중이다. 또 수습된 옷이나 신발에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토양과 곤충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유골이나 옷가지에서 특정지역에서 발견되는 곤충이나 토양이 채취되면 '시신 이송' 등 타살 가능성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수거된 옷가지 주머니에서 채취된, 일부 부화하고 난 뒤의 곤충껍질에 법의학팀이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골에 혈흔이 있는지, 있다면 독극물에 의해 변형된 것인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이같은 검사가 모두 끝나면 종합판정이 이뤄진다. 조사부터 판정까지는 대개 3∼4주 걸린다. 타살 등 다른 사망 원인의 단서가 드러나지 않으면 경찰이 추정하는 저체온사로 결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