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생활부서 내신등급 삭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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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교육과학기술부가 내신 9등급제에 따른 석차 등급을 생활기록부에 적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재 체육·미술·음악 과목에 대해 ‘우수·보통·미흡’으로 표기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일부 다른 선택과목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고교생들이 내신 등급에만 매달리는 데다 등급에서 손해를 볼까 봐 다양한 선택과목을 골라 듣지 못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교육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한국교육평가학회는 30일 교과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고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고교 평가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지은림 경희대 교수는 “내신 부풀리기와 수능 강화로 인한 사교육 과열을 막으려고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 9등급제가 도입됐지만 오히려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1점 차이에 따라 등급이 달라져 내신에 집착하게 만드는 병폐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며 “학생부에 기재되는 원점수, 과목 평균, 표준편차, 석차 등급, 이수자 수 가운데 석차 등급만 빼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부에서 석차 등급만 빼도 절대평가 요소를 가미하는 효과가 있다”며 “조만간 정부안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또 올 2학기부터 시범학교에서 영어·수학 과목에 대해 기초·심화반을 운영하면서 등급 대신 이수 여부를 학생부에 표기할 계획이다. 이수 학생이 13명 이하인 과목은 등급을 산출하지 않을 수 있게 했다. 등급 표시가 사라지면 상위권 학생들이 심화과정을 들을 경우 각 대학이 입시 과정에서 우수한 학생을 확연히 구별해 낼 수 있게 된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선택과목이 확대될 예정인데 학생들이 유리한 등급이 가능한 과목에만 몰릴 우려가 있다”며 “2012년부터 전문교과의 경우 예체능처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날 발표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제도와 학생부 기재 방식 개선안, 학점제 도입 로드맵을 다음 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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