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 버블이지만 쉽게 꺼지지는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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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한국 부동산 시장에 적정가격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정착하지 못한 것이 버블(거품)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진 투자분석기법의 도입은 시장의 투명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 24일 열린 미국상업용부동산투자분석사(CCIM)협회 한국지부 창립 총회에서 초대 지부장으로 뽑힌 세계적인 부동산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의 한국 지사장 크랙 블롬퀴스트(51·사진)는 "이 단체는 한국 부동산 시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CCIM은 1969년에 설립됐다.이 협회는 부동산 금융·시장·의사결정·투자분석 등 4과목에 대한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이 자격증은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권위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7천여명의 자격증 소지자가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자산유동화를 통한 구조조정과 리츠 도입 등으로 부동산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시스템이 크게 낙후된 상태"라며 "CCIM 등의 선진기법을 도입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전문인을 배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시장과 관련,"외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부동산경기는 분명 버블이지만 쉽게 꺼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또 서울 강남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단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인의 2세에 대한 뜨거운 교육열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잣대에서 바라보면 안된다"면서 "버블 논쟁에도 불구하고 한국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석 기자

caf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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