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 할리우드는 개방적이면서도 폐쇄적이다. 능력만 있으면 출세를 보장받는다고 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을 하거나 대규모 자본을 동원하는 주류 그룹에 끼기는 극히 어렵다. 인포디스크의 박승환(55·사진)사장은 이같은 할리우드 영화시장에서 말발이 서는 몇 안되는 한국인 중 한명이다.
朴사장은 워너브라더스·소니픽처스·MGM 등 3개 메이저 영화 제작·배급회사와 미국 내 판매 독점 계약을 맺고 이 회사들이 제작한 영화를 비디오 테이프·DVD 타이틀로 만들어 유통시킨다. 인포디스크는 지난해 6천만개의 비디오 테이프와 1억개의 DVD 타이틀을 만들어 월마트·베스트바이 등 3만여개 소매점을 통해 판매했다. 지난해 수입은 2억달러(약 2천4백억원)로 미국 가정용 영화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른다.
그는 1982년 선경마그네틱(현재는 SKM)의 미국 지사장으로 부임했다가 93년 메모렉스란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99년 인포디스크의 CEO로 자리를 옮긴 후 1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는 등 취임 이후 인포디스크의 외형을 두배 이상 키웠다.
朴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미국 영화산업에서 외국인이면서도 CEO까지 올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엔 6천만달러를 투자해 경기도 평택시 송탄공단에 DVD롬 등 광디스크를 만드는 회사도 설립했다.
LA=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