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서 통하는 코리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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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세계 영화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 할리우드는 개방적이면서도 폐쇄적이다. 능력만 있으면 출세를 보장받는다고 하지만 중요 의사결정을 하거나 대규모 자본을 동원하는 주류 그룹에 끼기는 극히 어렵다. 인포디스크의 박승환(55·사진)사장은 이같은 할리우드 영화시장에서 말발이 서는 몇 안되는 한국인 중 한명이다.

朴사장은 워너브라더스·소니픽처스·MGM 등 3개 메이저 영화 제작·배급회사와 미국 내 판매 독점 계약을 맺고 이 회사들이 제작한 영화를 비디오 테이프·DVD 타이틀로 만들어 유통시킨다. 인포디스크는 지난해 6천만개의 비디오 테이프와 1억개의 DVD 타이틀을 만들어 월마트·베스트바이 등 3만여개 소매점을 통해 판매했다. 지난해 수입은 2억달러(약 2천4백억원)로 미국 가정용 영화 시장 점유율이 20%에 이른다.

그는 1982년 선경마그네틱(현재는 SKM)의 미국 지사장으로 부임했다가 93년 메모렉스란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99년 인포디스크의 CEO로 자리를 옮긴 후 1억달러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공시키는 등 취임 이후 인포디스크의 외형을 두배 이상 키웠다.

朴사장은 "경쟁이 치열한 미국 영화산업에서 외국인이면서도 CEO까지 올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엔 6천만달러를 투자해 경기도 평택시 송탄공단에 DVD롬 등 광디스크를 만드는 회사도 설립했다.

LA=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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