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말 상표 117개 출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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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특허청에는 올해 '얼큰 뜨더국'이라는 상표등록 신청이 들어왔다. '뜨더국'은 '수제비'의 북한말. 결국 '얼큰한 맛의 수제비'란 뜻으로, 수제비·칼국수 전문 체인을 준비하는 업체가 출원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못 말리는 사자고추'라는 상표를 출원,등록했다. 역시 북한말인 '사자고추'는 피망을 일컫는다.

특허청이 24일 발표한 '북한 언어 상표 출원 동향'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원된 북한말 상표는 모두 1백17개. 상표법이 시행된 1949년부터 97년까지는 47건에 불과했으나, 현 정부가 햇볕정책을 펼친 98년부터 지난달 말까지는 72건이 출원됐다.

가장 많이 출원된 것은 '아바이 순대'등의 '아바이'로 모두 26건. '개고기'를 뜻하는 '단고기'가 16건으로 뒤를 이었다. '해돌이(나이테)' '솔솔이(스프레이)' '게사니(거위)' '농마(전분)' 등 생소한 북한말을 쓴 상표등록 신청도 있었다.

특허청 조국현 서기관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높아지며 북한말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도 커져 상표 출원이 많아지는 것 같다"며 "북한말 상표도 우리말과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woo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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