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치료 가능한데 왜 전문의만 고집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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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0일자 열린마당에 '안과에서 네 시간 넘게 기다려 1분 진료'라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그 글은 의사가 식사를 제때 못하고 하루 6백~7백명의 환자를 돌보며 고생했다고 했고 한시적으로 처방전 없이 안약을 판매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여기서 가져야 할 의문이 있다. 왜 꼭 안과를 찾아야만 했을까. 아폴로 눈병, 의학적으로 급성 출혈성 결막염이라고 하는 눈병은 대한민국의 의사라면 누구나 의대에서 배우고 익히고, 시험까지 치른 내용이다. 실제로 본인이 운영하는 가정의학과 의원에도 적지 않은 눈병 환자들이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

우리 의료체계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하다. 동네 의원에서 1차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꼭 전문의에게만 진료받고 치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특정 전문의사 찾아다니기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이를 올바르게 이끌지 못하는 의료 정책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번 파동이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창석·대한가정의학과 개원의협의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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