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터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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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6면

국내 미술품 시장에 서구식 경매 제도를 본격 도입한 김순응(49·사진) 서울옥션 대표의 말.

◇공부부터 하자=주식투자를 한다고 생각해보라.종목분석에서 경제흐름까지 공부하지 않고 투자해선 돈을 벌기 힘들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손해 보지 않으려면 요즘 미술시장의 흐름은 어떤지, 내가 사고자 하는 작가의 경력이나 전망은 어떤지 등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알고 나면 미술박사』 (도서출판 가나아트)·『가셰박사의 초상』 (예담 출판사) 등 미술 관련 서적들을 보거나 서울 인사동·사간동·평창동·청담동 일대의 화랑가를 직접 찾아보기를 권한다.

◇믿을 만한 화랑이나 경매회사에서 사라=좋은 화랑을 찾으면 적어도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거나 나쁜 작품을 권하는 일이 없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엔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데 초보자들은 잘 모르고 덥석 비싼 값에 살 수도 있다. 물론 경매회사를 이용한다면 이런 점에서 가장 안전하다.

◇저렴한 작품부터 시작하자=처음엔 너무 비싸지 않은 소품부터 사본다. 그렇다고 싸구려를 사란 뜻은 아니다. 값이 저렴해도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잘 골라내야 한다. 대가들의 삽화나 드로잉을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혹은 해외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거나 초청해서 전시회를 연 적이 있는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사도 좋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는 것과 비슷한 투자방법이다. 사진작품, 고가구 역시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본다.

◇짧은 시간에 돈 벌 생각하지 마라=주식도 우량종목을 사서 오래 갖고 있다 보면 대체로 돈을 번다. 미술품도 마찬가지다. 단기간에 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보다는 당장 없어도 되는 돈으로 사서 10년 이상 갖고 있겠다는 여유있는 자세로 투자해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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