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현장으로 달려간 李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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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일 저녁 중국에서 돌아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는 6일 오전 곧바로 경북 김천과 충북 영동의 수해현장을 방문했다.

李후보는 비록 방중(訪中)일정이 연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극심한 수재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를 비우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고 한다. 그래서 3박4일간 빡빡한 중국 일정으로 채 여독이 가시진 않았지만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대선주자로서 민심을 신속히 수습하려는 행보에 나섰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李후보는 수해현장으로 가기 전 당사에서 가진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서청원(徐淸源)대표 이하 당직자 여러분들이 수재에 적극 대처해 우리당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치하했다.

李후보는 이날 승합차로 김천으로 출발, 점심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때우고 오후 2시쯤 김천시 구성면에 도착했다. 그는 복구작업 중이던 수재민과 자원봉사자·군경을 격려하고 곧바로 이상배(李相培)정책위의장 등 수행한 당직자들과 함께 진흙더미가 가득찬 한 민가에 직접 삽을 들고 들어가 흙을 퍼내는 작업을 벌였다.

한 수재민이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정부보조를 받도록 도와달라"며 울먹이자 李후보는 "복구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할테니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했다. 그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쉬가 잇따라 터지자 수재민들의 신경을 건드릴 것을 우려한 듯 "그만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李후보는 오후 4시반쯤엔 충북 영동군 상촌면으로 이동해 침수 피해를 본 황간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흙이 묻은 책걸상을 털어 말렸다.

李후보는 9일에도 강원도 동해·삼척의 수해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7일 남북통일 축구대회도 관람하지 않고 당분간 민심수습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도 7일 주요 당직자 부인들과 함께 경남 함안의 수해현장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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