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재활교육 제대로 받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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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5일 오후 2시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 2층에 있는 60평 규모의 공장에 들어서자 푸른색 수의(囚衣)를 입은 재소자 30여명이 기술자 두명의 지도를 받으며 기계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전기 납땜기 등을 이용, 자동 면도기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만드는 재소자들의 얼굴은 진지하고 야무지다.

지난달 5일 가동한 이 공장에서는 면도날이 없는 자동면도기를 연간 7만개 만들어 7억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전국 교도소 가운데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전일근로제 공장'을 건립하며 학교 같은 교도소를 표방하고 나선 의정부교도소가 '모범 재활학교'로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은 말 그대로 재소자들이 온종일 공장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조아스전자와 기술제휴 협력을 체결,제품 생산과 기술 지도를 받고 있다.

모범수 가운데 자원자로 구성된 작업자들은 다른 행사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하루 8시간씩 일과시간 내내 근무하며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

주경섭(朱京燮·47)서무과장은 "공장 가동으로 재소자들이 효과적으로 기술을 습득하고 목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출소해 자신의 기술에 알맞는 직업을 선택하면 재범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측은 이밖에도 다양한 재소자 재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2백33대의 컴퓨터를 갖춘 3개의 강의실을 마련, 재소자들에게 정보기술(IT)관련 자격증 취득 교육을 하고 있다.또 조경의 경우 산학협동 체계를 갖추고 현장체험 학습으로 이론과 실기를 겸한 기술교육을 하고 있다.

안규호(安圭鎬·59)의정부교도소장은 "지식정보화 사회에 발맞춰 재소자들의 효과적인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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