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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확한 산맥지도 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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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로운 한반도 산맥 지도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위성영상 처리 및 지리정보시스템(GIS) 공간분석기법과 각종 실측자료를 바탕으로 한반도 지형을 3차원으로 재현한 산맥지도(사진)를 처음 완성했다고 6일 밝혔다.


국토연구원이 새로 완성한 산맥지도(左)와 현행 교과서에 실린 산맥지도. 기존 산맥지도는 1903년 일본 지질학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한반도에는 14개의 산맥이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국토연구원이 새로 만든 지도에 따르면 한반도엔 54개의 산맥이 있으며 그 위치와 방향이 기존 지도와 크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지도는 일본이 1903년 제작해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지도(14개 산맥체계)와는 달리 총 54개의 크고 작은 산맥들로 구성돼 있다. 조선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1861년 완성한 '대동여지도'와 비슷한 모습이다.

54개 산맥은 가장 높고 긴 주(主) 1차 산맥 1개와 여기서 나뭇가지처럼 뻗어나온 2차 산맥 20개 및 3차 산맥 30개, 1~3차 산맥에 연결되지 않은 독립산맥 3개 등이다.

기존 지도상의 낭림.강남.적유령.묘향.차령.노령산맥 등 상당수 산맥은 사실상 구릉 상태로 실제 산맥으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개마고원 내부 지역이나 마천령.함경산맥 등이 지나는 높은 산지에는 크고 작은 산줄기들이 여러 방향으로 나 있어 분명하게 산맥을 이루고 있으나 현행 산맥지도에는 완전히 누락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반도 등뼈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의 경우 낭림산맥과 태백산맥이 추가령 구조곡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 결과 백두산(2750m)에서부터 시작해 두류산(2309m).금강산(1113m).태백산(1561m)을 지나 남쪽의 지리산 천왕봉(1915m)에 이르는 총 연장 1494.3㎞의 연속된 산지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 걸친 삼각산(북한산) 주변의 독립산맥은 한탄강 주변 마차산에서 시작해 도봉산.삼각산.인왕산 등을 거쳐 서울 안산에서 끝난다. 평균 높이는 496m이고 길이는 72.9㎞이다. 황해도 구월산 주변, 남해안의 무이산~봉화선도 독립산맥으로 분류됐다.

새로운 한반도 산맥은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산맥체계▶산경표의 백두대간체계▶북한의 산맥체계와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대동여지도의 산줄기체계와는 매우 흡사했다고 국토연구원은 밝혔다. 특히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산줄기는 물론 개마고원 지역과 평안북도 지역의 산줄기가 거의 일치했다. 지리산 주변 고흥 지역의 산줄기는 완벽하게 일치했다.

국토연구원은 조만간 새 산맥도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한편, 교육인적자원부에 교과서의 수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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