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한 천안시의원 ‘천안 역사성’ 일깨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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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한 천안시의원(민주당·사진)이 23일 임시회 5분발언 ‘이제, 천안의 역사성을 살려야 합니다’를 통해 밝혔다. 그는 용원리 유물 진품의 천안 전시 방안도 시에 촉구했다.

전 의원은 “지난 2일 휴러클리조트를 찾았을 때 로비를 치장하고 있는 국적 불명의 조각상들을 바라보며, 천안종합휴양관광지 선도시설인 리조트 개장의 기쁨보다 아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며 “전국적 명소가 돼야 할 리조트 로비에 바로 이 지역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고 서두를 꺼냈다.

전종한 천안시의원이 23일 임시회‘5분발언’을 통해 휴러클리조트 옆 용원리 유적 보존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재 종합휴양지 한쪽에 봉분 한개가 복원돼 있다.(오른쪽) 왼쪽 사진은 7월 16일자 ‘중앙일보 천안·아산’ 용원리 유적 기사.

이어 전 의원은 7월 16일자 중앙일보 천안·아산 섹션의 내고장 역사 시리즈 내용을 토대로 용원리 유적지를 소개했다. 용원리에선 1998년 천안종합휴양지 개발사업에 따른 구제발굴이 실시돼 천안의 고대 역사를 보여주는 삼한시대 유물이 대량 출토됐다.

이곳에서 서기 5세기경 천안의 강성한 지역세력 존재를 알리는 100여 기의 무덤군이 발굴됐다. 많은 유물이 쏟아져 나와 당시 학계를 놀라게 했다. 환두대도라 불리는 위엄있는 칼, 호화롭게 꾸며진 화살통, 말재갈·발걸이 등 마구, 금동 귀걸이, 중국에서 수입된 명품 도자기(계수호:닭주둥이형주전자) 등. 게다가 당시 지역 수장이 썼음직한 금동관도 출토됐다. 이외 당시 최고권력자 만이 지닐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유물이 함께 나왔다.

그는 “용원리 유물의 중요성 때문에 학계에선 삼한시대 논문을 쓸 때마다 이곳 유적 자료를 자주 인용한다”고 전했다.

◆유물도 잃고 역사도 잃고=용원리 유물은 현재 천안에 없다. 국립공주박물관 2층 ‘충남 고대문화실’에 있다. 용원리 뿐아니라 천안 두정동, 백석동 유물 일부도 이곳에 있다. 전 의원은 “천안 수백년 역사의 증거가 모두 공주에 가 있는 셈”이라며 “이젠 유물만 잃은 게 아니라 천안의 역사성까지 잃을 위기에 놓인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는 천안종합휴양관광지의 형식적인 용원리 유적 복원을 두고 한 말이다. 현재 휴양관광지 구역 한쪽 언덕에 봉분 하나만 덩그러니 복원돼 있다. 그는 용원리와 비슷한 시기 유적인 청주 신봉동 사례를 소개했다. “청주시에선 국립청주박물관과 별도로 ‘청주신봉동백제유적전시관’을 몇년 전 지어 청주 고대역사를 자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천안시민들이 힘을 모아 우리 천안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역사문화도시, 천안의 위상 제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원리백제전시관’ 만들자=전 의원은 유적전시관 설립을 위해 천안휴양관광지 사업시행자인 (주)고려개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또 발굴장소 가까이 짓고 있는 천안문화예술회관 활용 방안도 내놨다. 또 그는 “용원리 유물 모조품만 전시하고 있는 천안박물관에 진품을 가져와 전시해야 한다”며 범시민차원의 유물반환운동을 제안했다.

글·사진=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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