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한숨 돌려 高배당 적극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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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하이트맥주 윤종웅(尹鍾雄·52·사진)사장은 최근 골프장 인수로 마음고생을 치렀다. 이 회사가 한솔개발로부터 골프장 '클럽700'을 2백4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 주가가 14%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투자자들로부터 "맥주회사가 웬 골프장이냐 ?" 는 항의성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골프장 인수는 영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맥주업체는 전국 1천5백여개 주류도매상과의 유대관계가 중요한 데 골프장을 갖고 있으면 각종 골프모임을 통해 영업을 더욱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 매년 하이트배 프로LPGA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데 그동안 골프장이 없어 애를 먹었던 만큼 스포츠마케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尹사장은 "맥주사업 외엔 다른 데 한눈 팔지 않겠다"며 "앞으로 회사 내실을 키워 주주들에게 고배당 등 각종 혜택을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1975년 조선맥주(하이트맥주의 전신)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지난 99년 4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구조조정을 해 취임 당시 3백16%였던 부채비율을 1백34%까지 줄였다.

-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91%에서 1.74%포인트 늘어 55.65%로 늘었다. 상반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6.05% 늘어 3천8백23억원을 기록했다. 경기회복·월드컵 개최가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하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56%(29억원) 감소했는데.

"지난 3월 1백% 보리로 만든 고품질 제품인 하이트프라임을 출시하면서 광고비가 많이 집행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1백86억원이었던 광고선전비가 올해는 3백72억원으로 늘었다. 앞으로는 광고비를 많이 들이지 않아도 하이트프라임의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하반기에 이익은 많이 늘 것이다."

- 지난해 8월 4만원대였던 주가가 7만원에 근접했다. 더 오를 수 있겠나.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알콜도수가 낮은 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1인당 맥주소비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하이트맥주는 업종대표주로서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주가가 8만원대 중반까지 올라갔던 것도 투자자들이 이 점을 높이 산 때문이다.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

- 그동안 이익은 늘었지만 배당은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회사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이제 한숨 돌리게 됐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고배당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 앞으로도 경쟁사에 우위를 유지해갈 수 있나.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맥주로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 하이트프라임 출시도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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