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風 새 증언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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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98년 당시 병역비리 군 수사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28일 국회 법사위는 병풍(兵風) 논란을 둘러싸고 새로운 증언과 의혹이 난무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거친 고함과 야유를 주고받으며 격돌해 회의장은 종일 소란했다.

◇김대업(金大業)씨 면책 의혹=金씨의 강력한 부인과는 달리 면책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검찰관이던 이명현(李明賢)중령은 "金씨가 털어놓은 10여건의 병역비리 중 1~2건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었다"며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 관련자들이 처벌됐으나 金씨는 빠졌다"고 증언했다. 사실상 金씨에 대한 면책이 이뤄진 셈이다.

◇"병역비리 아는 제3의 군검찰관 존재"=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아는 제3의 검찰관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민주당 신기남(辛基南)의원이 류관석(柳灌奭)소령에게 "당시 군검찰팀장이던 고석(高奭)대령이 정연씨 비리에 대한 김도술씨의 진술서 등을 보여주며 '李후보 아들이 2천만원을 주고 병역이 면제됐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柳소령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辛의원이 이어 "그런 사실을 언급한 다른 검찰관이 있다는데 누구냐"고 물었다. 柳소령은 "말할 수 없다"고 버티다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당시 검찰관이었던 김현성 판사"라고 답했다.

<관계기사 30면>

◇김도술 진술서 논란=柳소령은 "김도술씨가 작성한 간이진술서는 존재하며 그 안에는 李후보와 정연씨 이름 및 청탁금액 등이 적힌 부분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어 "문제의 간이진술서를 김대업씨가 보여줬으며 이후 高대령의 방에서도 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청탁금액은 "2천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柳소령은 밝혔다. 그러나 高대령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명현 중령은 "高대령이 김도술씨의 진술서가 보관된 합동수사본부의 캐비닛을 부수고 서류를 국방부로 가져갔다"고 진술했으나, 高대령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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