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서도 兵風 난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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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회 국방위는 26일 병풍(兵風)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격돌했다.이준(李俊)국방부장관과 강신육(姜信六)병무청장이 출석한 국방위에 한나라당은 정형근(鄭亨根)·김문수(金文洙)·이재오(李在五)·이주영(李柱榮)의원을 긴급 교체투입했다.

먼저 폭로 당사자인 김대업(金大業)씨의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소년원과 삼청 교육대를 거친 金씨가 어떻게 의무 부사관이 될 수 있었느냐"(이재오 의원), "병역수사를 하면서 고급 장성을 사칭해 부녀자를 겁탈하고 나체사진을 뿌리겠다고 협박한 사람을 수사에 참여시킨 것은 상습 사기범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박세환 의원)이라며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金씨는 병역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강직한 사람"(朴洋洙의원)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병역비리 쟁점화가 1997년 의혹의 재탕이라고 비난했다.박세환 의원은 "이미 끝난 사안을 金씨를 앞세워 재탕해 국민을 혼란시키는 것은 야바위꾼이나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천용택(千容宅)의원은 "지금 대학가에선 돈 없고 배경 없는 '어둠의 자식'들만 군대에 간다는 의식이 파다하고 병역거부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은 개인 차원이 아닌 국가안보 문제"라고 반박했다.

千의원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제1국민역 편입 신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병적기록표엔 오류가 있을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부모 이름 대신 백부(伯父)의 이름이 적혀 있는 李후보 차남 수연(秀淵)씨의 병적기록표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98~99년 군검찰의 병무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진술도 엇갈렸다.

이명현(李明現)중령은 "98년 7월 김대업씨가 (이정연씨 관련) 얘기를 했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관심이 없었다"면서 "한인옥씨 관련 내용은 전혀 보고 받지 못했고,후임자인 고석 대령에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高대령은 "전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회의 도중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회의장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장영달(張永達)위원장은 산회를 선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격렬히 항의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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