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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서 역사 영어 강의 “실력이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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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움막을 짓고 살았다는 것을 영어로 배우니까 신기했어요.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던 걸요.”

며칠 전 동생과 함께 서울 암사동 선사주거지에 놀러 갔던 오예린(용인 신일초4)양은 문화해설사로 나선 외국인 자원봉사자에게 영어로 설명을 들었다. 강동구가 둘째·넷째 토요일에 무료로 진행하는 수업이다. 어머니 김애경(38·용인시 신봉동)씨는 “천편일률적인 학원 수업보다 딸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멀리까지 왔다”며 “독특한 영어교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서울 곳곳에 있다. 강동구는 2·4주 토요일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무료로 ‘영어 해설 수업’을 한다. [강동구 제공]

미성초등학교에 다니는 김은서(12)양은 얼마 전 학교에서 열린 ‘도전 영어 골든벨’ 대회에서 최종 골든벨을 울렸다.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의 원어민 선생님이 학교로 찾아와 게임을 진행했다. 김양은 “골든벨을 울려 아주 기뻤다”며 “내 영어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게임을 하며 소중한 추억도 얻었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높자, 11월까지 관내 22개 초등학교를 찾아가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내 구청이 통통 튀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무료이거나 저렴한 참가비로 운영돼 일부 프로그램은 대기자 접수까지 받고 있다.

송파구는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서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하는 엉클 샘 여름 독서전’ ‘원어민과 함께하는 문화체험 영어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열고 있다. 영어뿐 아니라 영어권 나라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최진봉 송파어린이도서관장은 “퀴즈 풀이, 성조기 그리기, 팝업북 만들기 등 놀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영어가 가까워진다”며 “보통의 강의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흥미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8월에 시작하는 ‘영어 동화책 읽고 토론하기’ 교실은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벌써부터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프로그램은 미리 신청을 받지만, 도서관에 가는 날 바로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서초구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8월 2일부터 13일까지 2회에 걸쳐 ‘어린이 영어캠프’를 연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반포센터와 양재센터가 운영하는 영어캠프로 요리·과학·미술·미니올림픽 등 다양한 체험학습이 영어로 진행된다. 노원영어마을 월계캠프도 진행 방식은 비슷하다. 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5일 동안 공항·호텔·병원·경찰서 등 11개 체험 코너를 돌며 다양한 주제를 영어로 말해볼 수 있다. 음악에 맞춰 수영장에서 수중게임을 즐기며 영어를 배우는 ‘스위밍 캠프(swimming camp)’가 인기가 높다.

이 밖에도 성동구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자치회관에 원어민 교사를 초빙해 ‘여름방학 영어교실’을 열고 있으며, 광진구에서는 대원외국어고 학생들이 저소득층 동생들을 위해 ‘영어 멘토링 자원봉사’를 한다. 영어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각 구청 교육지원과에 하면 된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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