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간 따라 종목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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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여행 기간에 따라 준비물이나 마음가짐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즉 당일치기 여행이라면 카메라와 음료수 정도만 준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 되고, 2박3일 일정이라면 옷가지라도 몇 개 더 챙겨야 한다. 또 한달 이상의 장기 여행이라면 사전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도 투자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투자 방법이나 종목선택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데이트레이딩 즉 당일치기 매매라면 기업 내용보다 거래량이나 주가의 탄력도 등을 중심으로 종목을 선택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1주일 전후의 단기매매라면 이동평균선 분석이나 시장정보 등을 중시하면서 단기적인 목표수익률과 손절매(손실을 감수하고 파는 것) 기준을 정해놓고 이 범위에서 매매하는 것이 좋다.

또 수개월에 걸친 중기적인 투자라면 기업의 매출액이나 순이익 등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중심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관이나 외국인 매매동향도 살펴보고 몇 가지 기술적 지표를 유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1년 이상 또는 수 년간을 두고 하는 장기투자라면 해당 산업의 장기적인 전망을 먼저 분석하고, 그 업종에서 가장 앞서 가는 일류 기업을 골라 매입해야 한다. 일단 매입한 뒤에는 땅을 샀다는 심정으로 묻어두는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렇게 주식투자의 기간이나 투자성격에 따라 종목선정이나 매매방법이 크게 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투자자는 이런 기초적인 개념도 없이 투자를 하는 것 같다.

예컨대 단기투자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해 매입했다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본전을 고집하면서 주식을 묻어두는 투자자가 많다. 그러나 단기매매를 목적으로 매입한 주식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을 경우 손실을 만회하기보다 오히려 더 크게 손해볼 가능성이 크다. 여행의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고생만 하다가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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