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97% 늘었는데 주가 안따라줘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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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LG마이크론의 조영환(趙永煥·54·사진)사장은 4년째 경북 구미시 구포동 본사 인근에 있는 20평 규모의 사택(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가족과는 주말에만 같이 지낸다.

하지만 그는 "지방에 있다 보니 직원들과 가까워지고 경영에 더 전념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한 덕에 상반기 순익이 97.6% 늘어나는 등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나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아 고민이라고 한다. 4월 중순 3만4천원을 기록한 후 뒷걸음질하기 시작, 현재 2만7천원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趙사장은 말한다.

2001년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포토마스크·리드프레임 등 고부가가치 전자부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5년까지 연간 매출을 1조원으로 늘리겠다"면서 "실적이 늘어난 만큼 배당을 많이 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4월 말 이후 증시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 폭이 삼성SDI·삼성전기 등 다른 정보기술(IT)기업보다 작다. 이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성·수익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브라운관(CRT)용 섀도마스크는 저성장 사업이 아닌가.

"컴퓨터 모니터용 섀도마스크는 매출이 조금씩 줄고 있지만 TV용 섀도마스크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섀도마스크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89%에서 올해 상반기에 81%로 줄었다. 이는 TFT-LCD용 포토마스크 및 반도체용 리드프레임·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등의 고마진 제품이 잘 팔렸기 때문이다. 향후 신규사업 비중을 늘려 섀도마스크 비중을 2006년까지 30%대로 줄이겠다."

-수출 비중이 90%나 돼 환율 하락으로 하반기 실적은 나빠질 것으로 보이는데.

"원재료의 75%를 해외에서 들여온다. 따라서 환율하락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다. 원화가 강세를 보였던 2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기 49%·83% 늘어난 것도 이를 반영한다. 하반기에도 영업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지분 중 10.3%(60만주)를 보유한 일본 업체 DNS가 지분매각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데.

"DNS 측은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당장 지분을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DNS가 적당한 지분 구매자를 찾을 경우 물량이 시장으로 곧바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장기적 목표는.

"초정밀 전자부품 분야에서 영원한 1등이 되는 것이다. 내년 8월에 중국에 완공될 예정인 섀도마스크 공장은 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다. 또 포토마스크 등 고마진 제품 분야에도 기술개발·라인증설을 통해 수년 내에 확고한 1등 자리로 올라서겠다."

-배당에 너무 인색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근 2년 연속 액면 대비 10% 배당했다. 올해는 이익이 많이 늘어난 만큼 배당 여력이 더 커졌다.10% 이상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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