油化·항공 등 高유가 불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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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최근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외신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최근 두달 동안 17% 오르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0일(현지시간)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30.11달러를 기록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증시에 이로울 게 전혀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21일 상승세로 마감한 거래소 시장에서 운수창고업종 지수는 오히려 20일보다 6.32포인트(1.15%) 떨어진 544.35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주가가 3.07% 떨어진 것을 비롯해 세방기업·천일고속·대한통운·현대상선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의 아시아나항공도 2.42% 떨어졌다.

교보증권 조삼용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연초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밑도는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최근 상승세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며 "과거보다 국제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축소됐지만 배럴당 30달러를 계속 웃돌면 석유화학·운수업종 등을 중심으로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안상희 책임연구원은 "정유업계는 원가 변동 요인이 생기면 어느 정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는 체제고, 유화업계는 최근 성수기여서 제품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로 아직 유가 급등의 악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 않지만 강세가 지속되면 결국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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