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일부 둑 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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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강타했던 집중호우 비구름대가 남하하면서 부산과 경남 등 남부지방이 극심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특히 낙동강 중·하류 수위가 9일 밤부터 호우와 만조의 영향으로 위험수위에 육박, 범람위기가 고조됐다.

낙동강 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낙동강 진동지점의 수위가 9.92m로 위험수위(10.5m)에 접근했으며 ▶삼랑진 지점 8.38m(위험수위 9m)▶구포지점 4.57m(위험수위 5m)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9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주말인 10일까지 최고 1백50㎜의 많은 비가 오겠고, 국지적으로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경북과 경남 서부내륙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중부지방 역시 다시 기압골이 강화되면서 9일 밤부터 11일까지 흐리고 비가 내릴 전망이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9일 오후 9시 현재 이번 호우로 20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고 재산피해는 2천26억여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남부지방 물난리=부산시 구포 등 낙동강 하류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남 삼랑진·김해평야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영도구와 해운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시간당 20~30㎜의 국지성 폭우가 내렸다. 강서구·북구·사상구 일대 둔치 6백69㏊와 강서구 관내 김해평야 4백65㏊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경남지역은 9일 오후 하루동안 양산 3백54㎜·거창 3백35㎜ 등 평균 2백57.1㎜의 강우량을 보였다. 경남 합천군 청덕면 유천리 황강둑 30여m가 붕괴돼 마을주민 3백4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도로 통제=경남 창녕군·양산군 지방도 여러 구간이 도로 침하와 침수로 통행이 통제됐고, 부산시 동래구 온천천의 수위가 높아져 세병교와 연안교의 차량통행도 전면 중단됐다. 대구의 신천좌안도로 2㎞ 등 대구·경북지방에서도 도로 14개소와 교량 5개소의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전남 보성군 보성읍 낙성삼거리에서 석거리재에 이르는 15번 국도 1백여m가 유실돼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주말에도 비=10일까지의 예상강우량은 남부지방·제주도는 50~1백㎜(많은 곳 1백50㎜ 이상), 충청·강원 영동 30~60㎜(많은 곳 80㎜ 이상), 서울·경기·강원 영서·북한지방 10~40㎜(많은 곳 60㎜ 이상)다.

허상천·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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