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張서리 "부덕의 소치, 국민에 죄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장상 총리서리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지 두시간여 만인 오후 5시50분 청와대에 사의를 표하고 총리실을 떠났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임명동의안 '부결'을 발표한 순간 張총리서리는 집무실에 홀로 있었다. TV도 켜놓지 않았었다고 한다.

부결 결과가 발표된지 5분 뒤 정강정(鄭剛正)총리비서실장과 김덕봉(金德奉)공보수석, 김석민(金石民)의전비서관이 집무실로 들어가 부결 사실을 전했다.

張총리서리는 "내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일로 인한 국정혼란이 염려된다"고 말했다고 金수석은 전했다.

김진표(金振杓)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총리실 간부와 이근식(根植)행자부장관, 이상주(相周)교육부총리, 신중식(申仲植)국정홍보처장 등이 집무실로 들어갔다. 집무실에 있던 한 관계자가 "물 한잔을 들여오라"고 말했고, 이어 박지원 청와대비서실장의 전화번호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사의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오후 6시30분쯤 기자실에 들렀다. 미소를 머금고 들어선 張총리서리는 "나라를 위해 일할 생각으로 왔는데 부덕의 소치로 잘 안돼 죄송하다"며 "교육의 장으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증이 혹독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런 순간도 있었지만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청사를 나서기 직전 직원들에게는 "공부 많이 했는데 1%가 모자라 안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상주 부총리가 "좀 쉬라"고 하자 "이제 진짜 쉬어야겠다"고 답한 뒤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요구하자 "모델료를 받아야겠네"라고 농담을 하며 짐짓 여유를 보이고는 "또 만나요"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송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