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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와 힙합은 공생할 수 없는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대중가요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대중가요는 어떻게 성장해 왔는가. 노래속에 담겨진 우리 사회의 자화상은 어떻게 변모했는가.

EBS는 29일부터 4주 연속으로 '강헌의 시대로 본 대중음악'(매주 월~목 밤 10시50분)을 방영한다. 1920년 윤심덕의 '사의 찬미'에서 지금의 힙합까지 한국 대중음악이 걸어온 길을 재조명하는 이번 16부작 기획은 특히 음악이 세대별로 대립하고 분리된 것처럼 보이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음악의 공존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사진)씨는 "음악은 시대상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도구"라며 "대중음악이 사회상을 어떻게 반영해 왔는지 대중문화의 헤게모니 분석이라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29일 방영될 첫 회에서는 '음악의 세대전쟁'이라는 부제로 트로트와 힙합의 대치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강씨는 문화에서 '세대'의 개념이 생긴 기원은 50년대 로큰롤이라고 주장한다. 백인 중산층 10대들의 문화적 탈출구가 됐던 로큰롤에서부터 부모와 10대간의 문화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30일의 부제는 '대중음악의 탄생, 트로트'다. '사의 찬미'로 개막된 한국 음반 시장은 35년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로 트로트 전성시대를 맞는다. 트로트는 일본 제국주의 이식문화에서 식민지 서민문화로 정착했다.

31일 3편에서는 60년대 성인 음악을 말한다. 방송의 시대가 열렸고 AFKN을 통한 미국 문화가 유입된 시기. 스윙에 바탕을 둔 미국식 성인 팝은 길옥윤·패티김·이봉조·현미 등 스타들을 만들어낸다. 이로써 한국의 대중 음악은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은 트로트와 미국문화의 영향을 받은 팝이라는 양대 산맥 체제가 형성된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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