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할부 구매 ‘실제연율’ 따져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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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자동차를 할부로 살 때, 0.1%포인트라도 금리가 싼 곳을 찾는 게 소비자로선 이익이다. 문제는 여러 캐피털·카드사 금리를 각 회사 사이트에서 확인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또 할부조건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일이 비교하기도 까다롭다.

소비자들의 이런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여신금융협회가 ‘할부금융 비교공시’ 서비스를 5일부터 제공하고 있다. 국산 차를 산다면 이곳에서 카드·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상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다.

조회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자금상황에 따라 현금구매비율과 할부기간을 정한 뒤 검색하면 된다. 현금비율은 10·20·30%, 할부기간은 12·24·36개월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보통 현금비율이 높을수록, 할부기간이 짧을수록 취급수수료가 떨어진다. 두 조건을 바꿔가면서 금리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SM5와 K5를 조회해 보니=두 차량에 모두 ‘현금비율 10%, 12개월 할부’라는 조건을 적용해 봤다. 각 카드·캐피털사의 할부조건이 금리·취급 수수료율·실제연율·전분기평균실제연율 순으로 나온다. 취급수수료는 대출을 받을 때 한 번에 내는 수수료이고, 금리는 매달 돈을 갚을 때 원금에 붙는 이자율이다. 이 두 가지를 합쳐 계산한 게 실제연율이다. 비교공시에 따르면, SM5의 경우 RCI파이낸셜 상품(실제연율 4.74~12.32%)이, K5는 신한카드 다이렉트 상품(실제연율 9.61%)이 실제연율이 가장 낮았다.

일부 회사는 실제연율을 범위로 제시한다. 해당 차종의 세부 모델마다 차 값이 달라서다. 또 일부 회사는 차 값 할인조건에 따라 금리를 달리하기도 한다. RCI파이낸셜 관계자는 “비교공시는 단순히 금리 정보를 주는 것이므로 실제 차 값과 이자금액, 각종 할인혜택 등은 직접 견적을 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제로 앞의 조건대로 견적을 내봤다. SM5의 신차 값은 2206만원. 실제연율이 4.74%인 RCI파이낸셜 상품으로 차를 구매할 경우 10%의 현금구매비율(RCI파이낸셜의 경우 10.2%가 적용됨) 226만원과 2.52%의 취급수수료 약 50만원은 구입 첫 달에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무이자 할부를 적용받아 매달 165만원씩 12개월간 갚아나가면 된다.

K5를 신한카드 다이렉트 상품으로 구매한다면, 신차 값 2500만원의 10%인 250만원과 2.52%의 취급수수료 56만7000원을 첫 달에 낸다. 그리고 4.82%의 금리에 따라 매달 192만여원을 지불하면 된다. 여신금융협회 김미라 선임조사역은 “소비자들이 비교공시 시스템을 통해 금리나 수수료를 투명하게 알 수 있어 개통 5일째 조회건수가 1만2954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고차도 비교=중고차를 할부로 살 때도 금융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자신의 신용등급과 할부기간, 취급수수료 부담 여부를 입력하면 회사별 금리나 실제연율이 조회된다. 신용등급은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링크된 신용평가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등급 조회는 연 1회 무료다.

특히 주요 카드·캐피털에서 비교공시 시스템 개통에 맞추어 평균금리를 10% 후반대까지 낮춘 중고차 저금리 할부상품을 시범적으로 내놓았다.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중고차를 비교적 싼 이자에 할부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1500만원짜리 중고차를 신용등급이 3등급인 사람이 24개월 할부로 구매한다면 14.53%의 금리를 적용받아 매달 72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6등급일 경우 금리가 높아져 18.15%의 금리에 따라 약 75만원을 매달 갚아야 한다.

이 서비스는 카드·캐피털사로 구성된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기 때문에 은행권 자동차 할부 상품은 빠져 있다. 대출한도는 비교공시에 나와 있지 않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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