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월드컵 이후 8대 과제'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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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월드컵 개최 못지 않게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0일 '월드컵 이후의 8대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월드컵 개최의 성과를 분석하고 부실한 사후 관리로 '거품 경제'등 만만찮은 부작용을 경험한 88서울올림픽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월드컵 개최 성과로 ▶외환위기 국가라는 이미지 불식과 대외 신인도 제고▶막연한 서구 콤플렉스와 패배주의 극복▶부가가치 4조원(국내총생산 0.74%에 해당)창출 등을 꼽았다.

반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 증가에 머문 데다 금융계 주5일 근무까지 겹치는 등 행사 전후 우리 경제가 다소 풀어지는 후유증을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경제 운용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권 국가들과 서울올림픽 후유증을 예로 들면서 '축구를 잘하는 것과 국민경제의 성공은 별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신현암 연구원은 "1987년 3.1%였던 물가상승률이 88년엔 7.1%로 급등했고 주택가격지수 상승률도 87년 7.1%에서 88년 13.2%로 뛰었다"며 "89~90년 최악의 노사 분규가 발생하는 등 경제 부작용이 발생한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월드컵 개최 효과의 지속화'대책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철저하게 경제논리를 따르고 사회 전체에 실익이 되며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이와 관련, 소신·기본·원칙을 중시하는 히딩크 리더십을 본보기로 8가지의 실천과제를 제안했다. ▶국가 리더십 발휘▶펀더멘털(기초) 중시▶인재 양성과 팀워크 중시▶전략적 관점에서의 선택과 집중▶생산적인 여가문화 구축▶페어플레이 존중▶경제효과 극대화▶진정한 글로벌화 실현 등이다.

외국인 근로자·한국 내 차이나타운 문제 등에 대한 긍정적 접근 등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단순한 해외 진출형 글로벌화보다 국가 매력도를 높여 '찾아오도록 만드는 글로벌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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