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홍업씨 집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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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나는 김홍업(金弘業)씨의 집사였다."

대통령 차남 홍업씨와 함께 각종 이권청탁 대가로 기업체 등으로부터 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김성환(金盛煥·사진)씨는 4일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金庠均)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다.

그는 검찰신문 과정에서 "나는 사실상 홍업씨 집사 역할을 하면서 민원을 해결해주고 민원인들로부터 경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경비란 민원을 해결해주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식사비나 술값 등을 말하는 것으로 사적으로 받고 사용한 돈이 아니라는 의미"라는 설명도 했다.

金씨는 이어 "처음에는 유진걸(柳進杰)씨가 집사 역할을 하다 중간에 내가 柳씨와 공동으로 집사 역할을 했고 나중에는 내가 혼자 집사 역할을 도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업씨가 직접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해야할 일을 절친한 친구 사이인 우리가 대신한 것"이라며 "주변에서는 이 역할을 비서실장 혹은 대리인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金씨는 "민원이 들어오면 선별해서 홍업씨에게 보고하고 민원을 청탁한 사람과 술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며 "홍업씨도 이같은 나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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