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월드컵 기대 마케팅 집중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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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3월 조사(본지 3월 29일자)에서 30대 그룹은 엔화약세와 유가가 2분기 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사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에 가장 고통을 겪었던 것은 미국경제 악화와 원화강세여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30대 그룹은 당분간 경기가 괜찮을 것으로 보고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예측하지 못했던 환율불안·원화강세=지난 1분기 엔화 약세에 힘들어하면서도 경기 회복에 큰 기대를 걸고 적극경영에 나섰던 30대 그룹은 2분기 경영에서 유가 상승(62.1%)과 선거 등 정치 불안(44.8%)을 우려했다. 미국경기 악화를 2분기 애로 사항으로 예상했던 그룹은 한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제 2분기 경영에서 커다란 악재로 꼽힌 것은 미국경기 악화와 그에 따른 원화 강세 등 환율불안이었다.

유가 상승으로 어려웠다는 그룹은 42.3%로 1분기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지자체 선거가 실시됐던 2분기에 선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룹은 4개에 불과했다.

원화 환율 예측치와 비교해 보면 재계의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게 해 준다.1분기에 예측했던 2분기 원화 환율은 1천2백70원. 최근의 원화 상승에 충격을 받은 그룹들은 3분기에는 원화 가치를 1천2백16원으로까지 높여 잡고 있다.

30대 그룹은 따라서 예상했던 것보다 수출 둔화에 고전했고 3분기에도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조사 때 2분기에 수출둔화를 우려했던 비율은 13.8%에 불과했으나 실제 2분기 때 수출둔화를 경험한 그룹은 30.8%, 또 이들은 3분기에도 여전히 수출을 불안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낙관하지만 수치는 조금씩 줄고 있다=이번 조사만 보면 30대 그룹의 3분의 2 가량이 2분기 경기가 1분기보다 좋았다고 평가해 경기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번 조사까지 포함해 올해 전체 트렌드를 보면 반대로 경기를 낙관하는 비율은 조금씩 줄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조사 때 작년 4분기와 비교해 1분기 경기가 좋았다는 평가는 90.0%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분기가 2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그룹들은 더 적어 전체 그룹의 절반 수준이었다.

미국경기 악화와 원화 강세로 수출경기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경기보다 좀 더 좋지 않아 보인다.2분기가 1분기보다 좋았다는 그룹은 46.1%였으며 3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는 비율은 30.8%로 떨어졌다.

◇경비절감에서 마케팅 강화로=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0대 그룹은 적극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조사됐다.

88.5%의 그룹이 2분기는 물론 3분기 주요 경영방침으로 마케팅강화를 꼽았으며, 수출과 내수를 확대하겠다는 그룹도 57.7%로 2분기(38.5%)보다 크게 늘었다. 공격경영의 의미는 경비절감 항목에서 두드러진다.1~3분기 동안 그룹들이 경영방침으로 경비절감을 꼽은 비율은 1분기 86.2%에서 2분기 61.5%,3분기 57.7%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포스트 월드컵에 더 기대=월드컵 기간 중 월드컵이 경영에 도움을 줬다는 그룹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46.2%) 대다수(73.1%)가 월드컵이 향후 경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셋 중 두개 그룹은 포스트 월드컵을 이미 준비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4강 신화를 이룬 이번 월드컵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들이 월드컵 효과로 꼽고 있는 것은 국가 이미지 개선(92.3%)이 압도적이었으며 소비진작과 내수확대(38.5%), 해외에서의 그룹이미지 개선(30.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 유치나 국내에서의 그룹 이미지 개선, 해외인사들과의 교류 강화, 수출확대 등 경영에 대한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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