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차가워지는 라니냐 조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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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01면

지구촌 기온을 떨어뜨리는 ‘라니냐(la Nina)’가 다가오고 있다.

미국 기후예보센터 발표 … 올 겨울 북반구 이상 한파 예상

AP통신은 9일 미국 기후예보센터를 인용, 이번 달에서 다음 달 사이에 라니냐가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약 0.5도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반대는 엘니뇨)을 말한다. 미 기후예보센터는 지난달부터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이런 현상이 태평양 중동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라니냐가 현실화할 경우 올겨울 북반구는 지난해처럼 혹독한 추위에 떨 가능성이 크다.

라니냐 현상이 일어나면 원래 찬 동태평양의 바닷물은 더욱 차가워져 서쪽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 기상 이변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면서 지구의 기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역에 따라 격심한 장마와 가뭄이 발생하기도 한다.

라니냐는 평균 3년에서 5년마다 한번씩 일어나며 일단 발생하면 9~12개월 지속되지만 2년이나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미국해양대기국(NOAA)은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라니냐가 발생한 1967년과 73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1~2.2도 낮았으며, 강수량도 40.3~65.7㎜가 적은 춥고 건조한 날씨였다.

라니냐는 또한 대서양에서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기름 유출로 고통받고 있는 걸프만에는 나쁜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2009년 후반 시작된 엘니뇨 현상이 올 5월부터 급속도로 약화된 것도 라니냐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호주 기상청은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 라니냐 현상이 뒤따르는 경우가 35~40%라고 주장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태평양 연안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폭염이 맹위를 떨친 것은 엘니뇨 현상 때문이었다.
[외신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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