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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합·이전 … 살아남기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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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대학가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몸집을 부풀려왔던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통합하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만 약 2만명이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심각한 신입생 부족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 통합 추진=동명정보대(4년제)와 동명대(2년제)의 재단 이사회는 지난 22일 두 학교를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재단은 조만간 두 대학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구조개혁 추진위원회'를 구성, 통합시기 등 구체적인 통합 방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통합 대학에선 IT특성화 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산업대학 성격이 강한 학교를 일반 대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대학 통합이 성사되면 교육.연구 중심대학으로 역할을 바꾸고 박사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항만물류 단과대학의 설립도 모색하고 있다. 부산대와 밀양대는 2006년 3월을 목표로 통합 작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밀양대 류호경 기획처장은 "통합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실무진끼리, 수뇌부끼리 통합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대와 창원대도 2007년까지 통합하기로 합의해놓고 있다. 영산대는 같은 재단 소속의 성심외대를 2002년 10월 흡수통합했다.

▶ 경상대 조무제(左)총장과 창원대 김현태 총장이 통합 양해각서에 조인한 뒤 악수하고 있다.[경상대 제공]

◆ 이전=부산외국어대는 1000억원을 투입, 재단 소유의 금정구 남산동 부지(4만평)에 새 캠퍼스를 짓기로 했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1단계 공사를 시작하고 2011년까지 캠퍼스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학 당국은 강의동 2동과 기숙사 1동이 완공되는 2007년부터 남구 우암동 캠퍼스를 단계적으로 옮기기로 했다.

김종한 홍보팀장은 "우암동 캠퍼스와 남산동 캠퍼스를 함께 사용하다가 남산동 새 캠퍼스가 완전히 완공되면 대학을 모두 남산동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라며 "우암동 캠퍼스의 활용방안에 대해선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해양대도 해사관련 분야만 부산에 남기고 캠퍼스를 울산으로 옮길 계획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경우 대다수가 울산 이전을 찬성한 상태이며 울산시가 해양대 이전을 받아준다면 해양대의 울산 이전은 급진전될 전망이다.

◆ 신입생 2만명 부족=부산학원 진학지도실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25개 대학(4년제 15개, 2년제 10개)의 신입생 모집 정원은 6만3434명이다.

그러나 수능 수험생은 4만6646명에 불과해 1만6788명이 부족하다. 여기에다 부산지역 수험생 중 7000여명 가량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나가고 반면 경남 등에서 부산으로 지원하는 학생은 4500여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부산지역 대학들은 정원의 30% 정도인 2만명 가량을 못 채우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학지도실은 전망했다.

부산학원 차상로 실장은 "2008년까지 수험생이 계속 줄 전망"이라며 "대학끼리 통합하거나 자체적으로 비인기 학과를 없애는 등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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