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부상 호나우디뉴는 출장정지 브라질 '3R 편대'삐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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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6일 열릴 터키와의 4강전을 앞두고 브라질의 스콜라리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브라질을 단숨에 4강까지 끌어올린 초호화 공격진-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의 '3R편대'가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다.

현란한 드리블로 기술축구의 대명사로 떠오른 호나우디뉴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퇴장당해 이번 준결승에 나올 수 없다. 다섯골로 득점 공동선두인 호나우두는 왼쪽 허벅지 부상이 심각해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따라서 터키와의 4강전은 브라질로서는 악전고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포를 떼고 장기를 두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남미 지역예선에서 턱걸이로 본선에 올랐던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까지 노리게 된 데는 이들 트리오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8강전까지 브라질은 다섯 경기에서 15골을 기록, 참가국 중 최다 득점을 했다. 이중 '3R편대'가 12골을 합작했다. 대단한 폭발력이다.

브라질의 팀닥터 훈코는 24일 "호나우두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터키와의 준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출전하더라도 제기량을 발휘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비관적 견해를 밝혔다.

1998년 월드컵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몸 상태가 안좋은 데도 무리하게 출전하는 바람에 브라질이 0-3으로 대패하는 빌미가 됐던 호나우두다. 그는 이후 2년간 부상의 질곡에서 헤매다 지난해말에야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한편 이들 편대가 제기능을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스콜라리 감독은 정상출전이 가능한 히바우두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격진용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나우두 대신 루이장을 투입, 히바우두와 투톱을 이루게 할 공산이 크다. 루이장은 스콜라리 감독이 노장 호마리우를 대표팀에서 탈락시키고 새로 뽑은 선수. 이를 두고 브라질 여론은 스콜라리 감독이 특정 선수를 편애한다고 들끓기도 했던 바로 그 선수가 루이장이다.

루이장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와의 남미 예선 때 혼자 두골을 터뜨려 스콜라리 감독의 눈길을 잡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터키전에 호나우두와 교체 투입돼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을 유도해내기도 했다.

한편 레드카드를 받아 출전할 수 없는 호나우디뉴의 자리에는 에디우손과 데니우손·주니뉴 중 한명이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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