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민주·자민련 民心충격:낙담한 자민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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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3일 자민련 서울 마포당사는 망연자실,그 자체였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설마 충청 민심이 우리 당을 저버리겠느냐"며 일말의 희망을 잃지 않던 분위기였지만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충북지사는 물론 내심 승리를 기대했던 대전시장마저 한나라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였다.

김종필(金鍾泌·JP)총재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오후 5시45분쯤 당사 지하 1층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에 도착, 당직자 30여명과 함께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지만 이미 결과를 예측한 듯 시종 굳은 표정을 풀지 않던 JP는 투표 마감을 5분여 앞둔 오후 5시55분쯤 별안간 자리를 떠 5층 총재실로 올라가버렸다.

JP는 저녁 약속을 이유로 오후 6시20분쯤 아예 당사를 떠났다. 상황실도 이내 텅 비어버렸다. 한 당직자는 "당장 내일부터 당의 핵분열이 시작될지 모른다"며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비통함을 토로했다.특히 진보정당인 민노당에 비해 상당수 지역에서 정당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이러다 제4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일부 당사에 모습을 보인 자민련 의원들도 향후 정국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자신의 거취를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한 당직자는 "원구성을 앞둔 상황이어서 한나라당의 자민련 와해 공세가 가시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저조한 성적을 거둔 박근혜(朴槿惠)대표의 한국미래연합 김기덕(金基德)공보특보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 보다 밝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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