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F조' 천국오른 베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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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기 직전 "프랑스의 탈락에서 보듯 월드컵 본선은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 비기는 작전은 하지 않겠다"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의 말과 달리 잉글랜드 선수들은 무승부 굳히기에 나서는 듯했다.

몸놀림도 둔했고 골 결정력도 없었다. 잉글랜드 응원단은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경기 중에 국가를 수차례나 불러댔지만 공허하게 맴돌 뿐이었다. 오히려 탈락이 확정된 나이지리아가 명예회복을 하려는 듯 날카로운 측면돌파로 잉글랜드 문전을 위협했고, 몸을 날리는 수비로 잉글랜드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날 경기를 월드컵 은퇴무대로 선언한 제이제이 오코차가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최전방 공격수 줄리어스 아가호와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줬다. 전반 36분에는 베네딕트 아퀘그부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려 잉글랜드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잉글랜드는 투톱 마이클 오언과 에밀 헤스키의 파괴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나이지리아 수비진의 벽에 막혔다. 전반 40분에는 오언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나오고,3분 뒤에는 폴 스콜스가 아크정면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수비진의 실수로 아가호와에게 단독찬스를 내주는 위기를 맞았던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응원단의 열광적인 응원에 고무돼, 스피디한 측면돌파 등 공격력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은 여전했다.

오사카=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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