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접전지 우리가 우세" 氣싸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방선거 D-1일.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은 한표라도 더 얻으려고 젖먹던 힘까지 내고 있다. 11일 한나라당 이회창(會昌)·민주당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를 비롯한 지도부의 발걸음이 몰린 곳은 역시 수도권이었다.

◇"최소 10개 지역 승리"=한나라당은 최고위원 회의에서 경기도를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그동안은 경합지역이었다. 당직자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손학규(孫鶴圭)후보가 민주당 진념(陳稔)후보의 추격권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서청원(徐淸源)대표는 "8개 광역단체장 선거구에서 우세를 지키고 있다. 경합지역은 서울·대전·울산·제주 등 4곳이다. 여론 흐름을 보면 4개 지역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4곳 모두 상승세인 데다 투표 확실층에선 뚜렷하게 앞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월드컵 열기에도 불구하고 부패정권 심판론이 먹혀든 결과"라며 "최대 12곳, 최소한 10곳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당에선 "청년조직을 활용해 불법 금품선거 감시에 나서라"는 긴급 통신문을 각 지구당에 보냈다. '표 지키기'활동에 들어간 셈이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서울→대전·예산→서울을 오가며 밤 늦게까지 백중지역 릴레이 유세를 벌였다. 영남-충청-서울벨트에서 승리해 '세대교체'바람을 차단하는 한편, '이회창 대세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에서다.

후보는 영등포 거리 유세에서 "부정부패에는 단호하게 '노(NO)'라고 말하는 게 젊은이의 힘"이라며 "기권하지 말고 투표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 상승 중"=한화갑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상승세'를 주장했다. "서울·경기 등에선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절대우세였다가 중간에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韓대표는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승리를 낙관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열세"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현실은 답답하다"면서도 "다만 수도권 일각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세가 살아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호남의 상당수 기초단체장 선거구에서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우려하는 빛이 역력했다.

노무현 후보는 이날 서울과 경기를 하루종일 돌았다. 측근 의원은 "지방선거 후유증을 막으려면 수도권에서 최소한 한석이라도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부패정권 심판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심판자격이 없다"며 '심판자격론'으로 맞섰다. 그는 "국세청을 동원해 총선자금으로 쓰고 안기부 자금을 들여다 대선자금으로 쓰고도 '모른다'고 잡아떼는 이회창 후보가 부정부패를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공세를 취했다.

한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대전·청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호남이 특정지역을 싹쓸이하는 동안 충청은 이리저리 찢겨 자민련은 정치적 힘을 상실했고, 충청은 발전의 추진력을 잃었다"며 지역정서를 자극했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