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 경계"… "위기 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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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방선거 D-2일.'한나라당 약진,민주당 고전'으로 종반 판세가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양당은 마지막 한표라도 더 보태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심리전도 벌였다. 한나라당은 '자만심 경계령'을 내렸고, 민주당은 '위기'라고 강조하며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자만심 경계령' 내린 한나라당=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는 이례적으로 "자만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후보는 "지방을 다녀 보니 괜찮다는 지역에서도 문제점이 있고,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나 바람보다 조직표를 얻는 게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끝까지 확실한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당직자들은 박빙의 혼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이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임을 상기시켰다. 이들은 "자만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선거일까지 '부패정권 심판론'으로 민주당을 공격키로 했다. 강서구 정당연설회에서 후보는 "부패한 정권을 거부하고 새로운 정권을 만드는 데 젊은이들이 뜻과 의지를 보여달라"고 20~30대 유권자를 공략했다.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이명박(明博)후보와 감정대결을 벌였던 홍사덕(洪思德)의원이 지원유세에 나섰다.

그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해야 청와대와 민주당 핵심이 임기 내에 부정부패의 절반이라도 정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극적이었던 김덕룡(金德龍)의원도 서청원(徐淸源)대표·이명박 후보와 함께 성동구에서 가두유세를 벌였다.

◇위기감에 호소하는 민주당=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는 "민주당 지지세력이 위기감을 갖고 (현재)상황에 대해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원길(金元吉)선대본부장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위기의식을 느껴 결집도가 강해지면 여론조사보다 5~6%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부동층에 민주당 지지층이 많이 몰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후보는 김민석(金民錫)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한 서울 거리유세에서 "민주당 지지해달라고 할 면목이 없다. 그러나 난데없는 사람(이회창후보 지칭)이 돌아다니면서 부패정권 심판한다고 하는데 후보는 그럴 자격이 없다"며 '부패인물 심판론'으로 맞섰다.

金본부장도 "민주당이 못나기는 했어도 내다버리기에는 아까운 정당 아니냐. 우리는 적어도 귀족정당이나 병역기피정당은 아니다"며 호소했다. 민주당은 "젊은 층의 기권은 민주당 후보의 패배로 직결될 것"이라며 20~30대의 투표를 촉구했다.

이정민·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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