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밖서 멋낼땐 니트 수영복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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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지난해에 입었던 수영복을 다시 꺼내입어도 될까, 아니면 새로 사야 하나.'

여름이 다가오면서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수영복이 단순한 기능성 스포츠웨어가 아니라 패션으로 자리잡으면서 유행에 민감한 항목으로 떠오른 탓이다. 어른들은 일년에 몇번이나 입는다고 수영복을 또 사냐고 타박할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 특히 젊은 여성들은 행여나 유행에 뒤처질라 시즌마다 수영복을 사고 또 산다.

다행히 올해 디자인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라와 팬티의 비키니 스타일 위에 캐미솔탑(탱크탑보다 좀더 배쪽으로 길게 내려온 것)과 핫팬츠, 랩 스커트 등을 겹쳐 입어 일상복 느낌을 주는 탱키니(언뜻 보기에 원피스 수영복처럼 생겼지만 상의와 하의 라인이 나뉘어진 상의)스타일이 계속 강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재 등이 좀더 과감해졌다. 하이테크 느낌의 광택 소재는 물론 데님에서 니트까지 다양하게 등장한 것.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선탠 전용 수영복으로 나온 니트 수영복이다.

선탠용 수영복은 수영할 때 입는 게 아니라, 물 밖에서 선탠할 때 입는 수영복이다. 한마디로 수영복에서 기능성을 빼고 패션만 남은 형태다. 니트는 물에 젖으면 축 늘어지기 때문에 수영은 불가능하다.

니트 수영복은 지난해도 등장했지만 수영복의 대담화 경향을 타고 올해 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니트 수영복은 수영복 전문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 브랜드에서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올해 처음 니트 수영복을 내놓은 패션 브랜드 '바닐라 B'측은 "아직 본격적인 바캉스철도 오지 않았는데 사가는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있게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수영복을 사는 여성들이 늘면서 최근엔 비키니 스타일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원피스 스타일 수영복 일색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이같은 비키니 수영복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브라 대신 탱크탑을 시도해봄직하다. 가슴을 일자형으로 두텁게 감싸주는 탱크탑은 신체 결점을 가려주는 데다, 노출이 대담해지는 여름패션 경향과 맞물려 겉옷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휠라코리아의 김미연 디자인실장은 "흔히 가슴이 작거나 아랫배가 나온 여성들은 비키니보다 원피스를 선호하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이라면서 가슴에 자신이 없다면 가슴을 받쳐주는 와이어 있는 브라형 비키니나 가슴을 충분히 덮는 탱크탑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또 "아랫배가 나온 여성들이 원피스를 입으면 배가 더욱 강조되기 때문에 차라리 시선을 위아래로 분산하는 탱키니 스타일이나 세로 분할 패턴으로 착시효과를 일으키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여성복의 로맨티시즘 열풍을 타고 '마리 끌레르' 등에서는 화려한 코사지로 장식하거나 커다란 꽃 문양, 비규칙적인 레인보 줄무늬가 그려진 수영복을 내놓았다.

또 지난해보다 수영복용 액세서리가 훨씬 더 눈에 많이 띤다. 이런 경향은 수영복의 크로스 코디 영향이 크다. 랩 스커트를 고정하는 옷핀 등 수영복에도 액세서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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