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카드는 안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사람잡는 카드'는 만들지 않겠다.편안하고 즐겁고 유쾌한 생활을 구현하는 카드가 되도록 하겠다."

신한은행에서 분리돼 4일 전업계 카드회사로 출범한 신한카드의 홍성균(55·사진)사장은 새출발의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홍사장은 신한카드가 모기업인 신한은행을 끼고 있어 기존 전업계 카드사보다 조달금리를 평균 2%포인트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상대적으로 낮은 현금서비스 수수료와 대출 금리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그는 또 고객신용평가체계(CSS)를 활용해 신용도가 높은 회원에게 카드를 발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사장은 최근 2~3년간 카드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카드빚으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해진 데 대해 "지킬 것은 지키겠다"고 정도(正道)영업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미성년자와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카드를 발급해 지탄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신설회사답게 "당분간은 고액의 연예인 광고를 자제하면서 조용하게 영업할 방침"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장래에 대한 야심은 숨기지 않았다.

5월 말 현재 신한은행 카드부문은 회원수와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9위 수준.홍사장은 이를 2006년까지 업계 4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홍사장은 1974년 서울신탁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해 82년 신한은행으로 옮긴 후 부행장까지 오른 정통 뱅커출신.

은행원의 치밀함에다 추진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홍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사장실을 4.7평으로 줄이고 나머지 공간은 직원을 위한 자료실과 휴게실로 개조해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을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독립법인 출범을 계기로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3·6·9가 들어간 날 신한카드로 기름을 넣을 경우 ℓ당 1백원을, 다른 날은 ℓ당 30원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 행사를 벌인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