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멈춤 없는 수술법 합병증 적고 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안전하고 간편한 심장수술 개발로 사망률은 물론 합병증이 크게 줄어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미국 뉴욕주 성프란시스병원의 닐 벌카우(42·사진)박사가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새로운 심장병 수술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내한했다.

그가 국내에서 선보일 수술은 1998년부터 시작한 '오프 펌프(Off-Pump)관상동맥 우회술'.

오프 펌프란 인공 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수술한다는 뜻. 종래 막힌 혈관을 갈아끼우는 심장병 수술을 할 때는 수술 도중 심장을 멈추게 하고 인공 심폐기를 이용해 혈액을 외부에서 순환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과정없이 수술을 한다. 환자의 심장은 수술하는 도중에도 정상적으로 기능한다. 그는 고정기를 이용해 갈아끼울 혈관에만 혈액이 가지 않도록 한다.

이 방법은 심장병수술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술사망률뿐 아니라 합병증·회복기간·치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 또 고정기를 이용해 수술하기 편하게 심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 집도의의 심적 부담도 덜어준다.

"수술 사망률이 종래 1.7%에서 1.4%로 줄었습니다. 수술받은 환자들의 평균 나이가 과거 의사들이 기피했던 85세 이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안전성 면에서 획기적인 방법입니다." 그는 수술시간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도 들었다. 환자의 통증 감소는 물론 합병증은 절반으로, 입원기간은 종래 7~9일에서 4~6일로 단축됐다는 것.

성프란시스병원은 미국에서 두번째로 심장수술을 많이 하는 심장 전문병원. 지난해의 경우 2천6백여건의 심장수술 중 그가 시술한 4백여건의 수술 대부분을 오프 펌프 방법으로 수술했다. 그는 "미국 전체로 보면 46%가 이 수술방법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는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이 시술법을 사용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