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해운업종 월드컵 특수 무색 주가 연일 미끄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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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월드컵 특수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던 항공·해운 업종이 뒤뚱거리고 있다.

3일 대한항공은 7.65% 떨어져 1만6천9백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이후 5일(거래일 기준)간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 27일 이후 20%나 떨어졌다. 이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각각 1.14%, 2.74% 뒷걸음질했다. 이는 월드컵 판매 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의 업무처리 미숙으로 한·일 월드컵 경기장의 빈자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월드컵 개최로 인해 국내인의 해외 출국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공주의 앞날을 밝게 보고 있다.경기회복과 가파른 원화절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표 참조>

삼성증권은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을 3천1백7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천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화가치 상승도 항공사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은 외화부채가 많아 원화가치가 오르면 외화환산 이익이 늘고 항공기 운항을 위해 사용되는 연료 수입가격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1억달러의 외화부채가 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순익이 각각 81억원, 25억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해운업종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한 편이다. 무엇보다 해운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임지수는 지난 10년래 최저 수준이다.

또 선박 수는 늘어나는데 물동량 증가 폭은 아주 더디다. 대신경제연구소 양시형 연구원은 "올해 세계 선박 수는 11.4% 늘어나는데 물동량은 4.1%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해운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 강두호 연구원은 "월드컵이 장기적으로 국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 한국 이미지를 세계에 긍정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항공주의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증권 고민제 연구원은 "항공주는 4월 중순 이후 증시가 조정받을 때 상대적으로 덜 떨어져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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