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폭죽은 이젠 그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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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1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우루과이-덴마크전을 관전하고 운동장을 막 빠져나올 무렵이었다. 난데없이 천지를 진동할 정도의 굉음이 울려 모두 놀라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옆에 있던 외국인은 너무 놀라서 비명까지 질렀다. 관람객 중에 1만2천명 정도가 외국인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많은 외국인들이 놀랐을 것이다.9·11 테러가 있은 뒤 큰 소리만 들어도 불안한데 천지가 진동할 정도의 폭죽을 쏘아 올렸으니….

집이 문수 월드컵 경기장 옆인데 아파트에 들어왔을 때에도 폭죽은 계속 터졌다. 건물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진동하고 정말 짜증스러웠다. 요즘은 옛날처럼 폭죽이 귀한 것도 아니다. 흔해빠진 게 불꽃놀이고 폭죽인데 꼭 이래야만 축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인가. 잘 가꿔진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조용하고 알찬 축하행사를 벌이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는 것도 외국인에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상진·울산시 남구 무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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